며칠 전에 선물꾸러미가 하나 전달되었다.
" 제가 첫 월급을 탔습니다.
작지만 제 마음이예요.
저는 000 딸, ***입니다. "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가씨다.
하지만
짧은 메모 안에
우리가 '섭리'라고 하는
어떤 '연'의 기운이 느껴졌다.
오늘 그 아가씨를 만났다.
우리로서는 원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은 채
서서히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연의 씨앗인 필연이 감지되었다.
섭리는
하느님만의 일방적인 역사하심이라기보다
인간과 하느님이 함께 엮어가는,
하느님의 부르심과 인간의 응답이,
또는 인간의 부르짖음과 하느님의 응답이 맞물려 이루어가는 '삶'이다.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그 하느님의 선을 나누어 받는 우리의 여정이다.
그 아가씨는 나를 통해서, 나는 그 아가씨를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