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너와 내가 다를 때

비아루까 2012. 5. 7. 20:58

우리 집에서 모임이 있었다.
모임, 하면 빠질 수 없는 관심사는 역시 먹을거리.
평소의 식탁에 돼지고기두루치기를 주메뉴로 준비했다.

우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기 때문에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앉아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과일을 사러가야 할 일이 벌어졌다.
집에 있는 것이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모임의 일원 중에 과일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분이

굳이 지금 과일을 사러가자고...
지금은 조용한 시간이 필요한데...
바쁘지만 바구니카를 끌고 따라나섰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카에 실어 밀고 오는데 무게중심이 평형을 벗어난지라
제멋대로 갈지자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길은 동네길이 아닌, 차 다니는 도로여서 차들이 나를 피해줘야 했다.
땀은 비질비질, 카는 비틀비틀, 팔은 비걱비걱...

상황에 대한 해석이 다를 때, 생각이 다를 때, 욕구가 다를 때,
나를 접는다. 받아들인다.
그리고 상대의 호의에 감사한다.
그것이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면, 구원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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