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빗물처럼

비아루까 2014. 3. 12. 22:35

 

 

선배 수녀님들께서 어제부터 나들이를 가셨다.

오늘 비가 온다.

중정으로 나 있는 복도를 지나다가 물받이 통을 보았다.

이 물통을 누가 내 놓았을까, 지나가던 후배가 궁금해 했다.

비가 내리면 항상 이 물받이 통을 내 놓으시는 분은

우리 공동체의 최연장자 수녀님이신데

그분은 지금 안 계시기 때문이다.

 

가끔, 수녀님께서 안 계시면 누가 이런 작은 일들을 할까, 생각하곤 했는데,

누군가가 작은 일을 마음 써서 한 것이다.

 

생각만, 걱정만할 게 아니다.

생각이나 걱정에 그치는 것은, 자신은 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뿐이다.

생각날 때 내가 하면 되는 것이다.

 

선배수녀님의 삶은

빗물처럼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도 많은 후배들의 선배임을 또한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다른 베란다에는 물받이 통을 내놓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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