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에 없진 않았지만,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
어느날 불현듯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알아간다는 것, 친해진다는 것, 친구가 된다는 것,
중요한 사람, 첫째가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건 어려울 거라고 했다.
이미 많은 세월을 살아왔고, 세월만큼이나 함께 했을 사람들이 있을테고, 그 중 첫째가는 소중한 사람이 있을테니까.
그래서 사람을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만남의 시간 그 선후와 상관없이 첫째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말보다 더 반짝인 것은 그 눈빛이었다.
그 때 언뜻 내게 스친 영상은,
끝까지 예수님과 함께 하겠다고 맹세하던 베드로였다, 나중엔 사라져버린 그 모습으로까지 이어지는...
그러나
그 확신에 찬 말을 믿고 싶었다. 그 눈빛을 믿고 싶었다. 사람을 사랑하고 싶었다. 첫째가는 소중한 사람이고 싶었다.
베드로는 자신이 한 그 맹세를 늘 마음에 두었을까? 기억했을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그 때 그 말, 첫째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던 그 말을 기억하고 있는지...
하지만
나 스스로 대답한다.
만난 시점에 상관없이 첫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
언젠가 어느 시점에서, 또 다른 첫째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그리고 '첫째'에서 비켜나는 것은 우선순위를 넘어선 자리매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