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보배 2

비아루까 2013. 5. 8. 22:46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작년 오늘, 5월 8일에 새식구을 맞았었다. 예쁜이.

그리고 7월 31일에 예쁜이를 잃어버렸다.

석달을 그렇게 함께 살다간 예쁜이는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훨훨 날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쁜이를 가슴에 묻었나, 아직도 마음이 아려온다.

 

그런데

오늘 5월 8일에 또 새식구가 왔다. 보배.

버림받은 강아지, 보배를 처음 만난 날, 성 금요일에는

우리가 다가갔을 때 두려움에 질린 상태로 으르렁 거렸다.

그후 시간 날 때마다 밥과 물을 갖다 주고는 이내 돌아왔다, 안심하고 먹도록.

그래서인지 얼마 후에는 손뼉을 치면, 우리의 이동거리를 따라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눈은 훨씬 생기를 찾았고, 그 눈으로 우리와 마주치려 애를 썼다.

또 얼마 전부터는 우리를 마중나와 온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 며칠 전부터는 축대 아래까지 뛰어왔다.

그리고 그 넓은 터를 이리저리 뛰면서 우리를 쫓아다녔다.

매일 우리를 기다린 게 분명하다.

 

그런데 오늘은, 보배가 아예 우리를 따라나섰다.

이것 참 난감하게 되었다.

우리는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보배를 차에 태워 본래 있던 곳에 데려다 놓고 돌아왔다.

그런데 보배가 먼저 집 현관 앞에 와 있는 것이다.

 

걱정이다.

보배를 데려갈만한 새 주인을 얼른 찾아봐야 한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 해도, 보배가 두 번 상처입게 할 수는 없다.

 

어버이의 사랑은 사람에게만, 제 자식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게 저절로 흐르는 마음이다.

 

그 마음으로

하느님 어버이께 보배를 맡기면서 오늘 하루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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