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옮기면서/시글시글

돌 속의 별 - 류시화

비아루까 2012. 4. 22. 19:00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하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나는 빌어 먹고 사는 사람.

고마운 이들,

언어를 빌려주는 사람,

마음을 빌려주는 사람,

자신의 존재를 내게 빌려주는 사람,

글쓰는 이들,

참 고마운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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