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하나하나 해 가면서 전체로 완성해가는가 하면,
전체를 구상해 놓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기도 한다.
나는 두 번째 경우인 것 같다.
주인장의 허락이 필요할 것 같아
전체상황을 한꺼번에 알렸다.
하나하나 떼어 보면 그다지 잘못된 것도 아닐텐데
주인장이 수용하기에 좀 거부감이 일었나보다.
나는 비로소 '남의집 살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공간 넓은 집에서 사는 데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는 환경이지만,
어차피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바가 공동선을 위한 것이라 해도...
마음이 착잡했다. 답답했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느낀다.
그분이 나쁜 사람이라서, 옳지 못한 언행 때문에 그렇게 죽음을 당하신 것인가?
아니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았다.
순수하게, 사심 없이 선을 향해 가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자리하지 않는다는 말씀에 힘을 받는다.
마치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는 예수님과 함께
나도 그곳을 향해 걷는다는 결의가 선다.
예수님의 길에 나를 맡긴다.
자유로움이 솟는다, 안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