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침에 미사를 하는 날이지만 오늘만 저녁에 미사를 하게 되었다.
미사 후에 함께 치맥을 하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자는 주임님의 말씀에 따라...
사실 주임님은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를 모르는 세대지만
그 시절 그 노래에 젖는 '어른'들의 강추에 의한 것이다.
이 노래는 추억이 있든 없든, 누구든 '잊혀진' 추억이 있는 듯 착각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주임님은 오늘 열세번이나 이 노래를 들었다고 한다.
오늘 미사에 함께 하면 풀버전으로 들려주겠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습했다는 것일테고,
빼다가빼다가 결국 휴대폰을 틀어 놓고 노래를 했다.
노래를 잘 하는 주임님이지만 역시.... 대중가요 가수는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들 무슨 상관, 시간과 공간과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나는 생각 없이 열심히 손뼉치고 있는데, 한쪽에서 "김태희, 김태희...!!"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내 별명이 김태희 아닌가?! ^*^ 나는 절레절레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계속 '김태희'를 불러댄다. 나는 다시 손사래를...
때마침 마침기도를 하자는 주임님의 권고가 들렸다. 어휴~~
"두 번만 더 김태희를 불렀으면 뛰어 나갔을텐데 ...ㅎㅎ " 농담을 주고받으며 잊혀진 계절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