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매일매일 감사

비아루까 2017. 7. 20. 11:56


어제그제 이틀동안 신학생들에게 에니어그램을 해 주었다.

여름 두 달은 피정팀을 받지 않는데, 신학생들에게, 한국 교회에 보탬이 되길 희망하면서 작업을 했다.

동행하신 신부님께서 가장 호감을 갖는 듯 했고, 다른 이들도 재미있어하는 것 같았다.

어휴 그런데... 역시 날씨를 고려하긴 해야겠다.

어제 프로그램을 마친 후 머리가 띵~~~

땀을 흘렸다가 에어콘 바람을 쏘였다가를 반복한 덕인 것 같다.

몸의 적응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오후에 피정집 청소까지 마치고 잠시 쉬다가 그만 기도시간까지도 놓쳤다.

놀라서 창밖을 보니 동생 수녀가 꽃 송이를 들고 언덕길을 내려오고 있다.

"무슨 꽃이지?"  잠시 생각 끝에 "아! 내일이 언니 수녀님 축일이시구나!" 다시 한 번 머리가 띵~~ 했다.


오늘 아침 미사는 수도원 대성당에서 드렸다.

수사님들이 2박3일 모임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다행이다. 우리 가족 열명이 미사에 참석하는데 소성당에서 하면 꽉 차기 때문이다. 이 더운 여름에...

민폐를 끼치지 않게 되어 정말 잘 되었다.


그런데 오늘 미사를 대축일급으로 지냈다.

엘리야 성인이 가르멜 수도원의 큰 성인이기 때문인가보다.

강론도 길~게 하셨다.

중국에서 선교중인 신부님이 자진  '마이크 집착증'을 보일거라고 미리 언질을 주었기 때문에

애초에 마음을 접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리고 더운데 에어컨도 켜 있어서 시원~하고 괜찮았다.


1시간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려는데 피정집 담당하는 신부님이 "나중에 갈께요." 한다.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못 들은 것 같아서 옆에 있던 동생수녀에게 물었더니, 잘가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좀 미심쩍긴 하지만 그런가보다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른 수녀님들 말이, 수사님들이 점심 후에 우리 집에 다니러 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옆집이니까 차 한 잔 마시러 ...

그렇지!! 내 귀가 영~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아침시간을 시작하려는데

수도원 자매님이 오셨다. 커다란 수박 한 덩이와 케익을 들고...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나는데, 내용인 즉, 오늘 축일 맞으신 수녀님 축하한다는 것.

이렇게 고마울 데가... 좋은 이웃이다.


우리 언니수녀님 말씀,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내가 온 후로 이렇게 훈훈한 이웃이 되었다고....

"고레요~~ ? 아!  기분 좋~~다 !! "


얼마 전에 후배 수녀님 두 명이 소임을 왔는데,

지금 주방에서는 한 수녀님과 자매님이 맛있는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그 후배 수녀님은 예술가다. 뭐든 그 손에 들기만 하면 멋진 모양을 하고 나온다.

오늘점심 때는 고기덩어리가 모양도 신비로운 음식으로 우리 앞에 놓일 것이다.


매일매일 채워주시는 분께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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