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물고 있는 2층 공간 전체, 나 혼자 청소를 하고 있다.
샅샅이 하지 않아도, 오늘은 두시간 가량 들었다.
세면실에 비누칠을 해 놓고, 세탁기를 돌려놓고, 쓰레기통을 비운 뒤,
책상위 먼지를 닦고, 바닥청소를 한다.
한걸음한걸음 떼면서 생각했다.
나이가 든 후,
소위 사도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어떤 모양의 사도직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나는 이렇게 청소를 하면서 지내면 어떨까 했었는데,
그것도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우리 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내 살 궁리가 아닌,
마지막까지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길에 대해 무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렇다 할 명확한 길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각자가 내외적으로 '살아 움직이려는'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할 필요는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제 본능에로 회귀하려는 메카니즘에 나를 맡기지 말아야겠다.
사회로 눈을 돌려,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직시하고, 우리 자신의 본분에 끝까지 충실해야 한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말씀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하겠다.
발걸음마다 숨을 내 쉬고 들이 쉬면서
벌써부터 나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왜 이 세상에 보내졌는지.... 끝 간데 모르게 시린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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