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친구 따라 강남

비아루까 2014. 11. 20. 21:39

초등학교 5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종일 내집, 네집을 오가며 하루를 보냈던 일이 적잖았다.

이유는, 헤어지기 싫기 때문에, 서로 바래다 주느라 그런 것이다.

 

어제는

한주간 넘게 집 떠나 있던 터라 밀렸던 업무를 급히 마쳤고,

부랴부랴 행사장에 얼굴 내밀었고,

해질녘에 그날 해야 할 나머지 한 가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분원 방문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행사장에서 만난 자매가 "우리 뭉치자!"고 하는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해가 지고 길이 막히는 시간에

내 집 가까이 있는 분원엘 갔다가 다시 먼 길을 되돌아와야 했다.

나는 감기손님 대접하느라 맥을 못추고 있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의식이 깨어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몽롱한 상태로 운전을 하면서

어쨌든 와야 할 지점으로 되돌아 왔다.

운전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내 몸과 핸들이 알아서 해 준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무리를 해 가면서 우리는 '뭉쳤다!'

뭉쳤으니 이제 '풀어낼' 차례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실타래처럼 엉킨 일상의 매듭을 풀어간 것이 새벽 1시를 넘었다.

나의 몸은 더 이상 '뭉친' 상태로 있을 수가 없이 풀어져버려 먼저 자리를 떴다.

아마도 다른 이들은 2시를 넘겼을 것이다.

 

오늘 아침

'뭉친 곳'의 주인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일과를 마친 후에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몇시간이나 눈을 붙였을까...

주인의 거침 없는 환대와 봉사에 한 마디씩 한다.

"우와~ 진수성찬!!" "정말 대단해!" " 2번이야 2번! " ^*^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터라 부랴부랴 헤어지면서도 못내 아쉬워 또 한마디 한다.

"우리 뭉치자!!"

 

친구! 참 좋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 옛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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