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을 몇 년 앞 둔 언니.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언니, 오빠, 동생
마음을 다 해, 몸을 다 해, 삶을 다 해 그들을 사랑해 온 사람.
난 그렇게 못 했다, 지금도 못 한다.
언니가 꿈을 찾았다고 한다, 이제 퇴임을 앞 두고.
꿈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니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영어 회화 선생이 되겠단다.
요즘, 영어학원은 넘쳐 나지만, 입시 위주이거나 실력향상을 위한 공부이니 이용자는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 어르신들 혹은 기초실력 부족으로 어디 명함 내기 어려운 이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부족해서' '자신이 없어서' '겁이 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접어야 하는 이들을 도와주는 꿈.
장애아들과 함께 살아온 그 마음이 어디 가랴.
자신도 영어공부를 좋아하고, 선생을 직업으로 삼고 살았으니 크게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몇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해마다 어학 연수를 다녀와야 한단다.
정년퇴임을 앞둔 언니의 목소리에 기대와 기쁨이 묻어 있다.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그걸 꿈이라고 하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니의 꿈을 듣는 순간, 내 꿈이 이뤄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이를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