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동하게 되었다.
'e 편한 세상'에서 '더#' 으로...
내가 지어낸 거주이동 경로다. 오 ! 스스로 감탄했다.
후배가 맞장구를 쳤다.
'e편한 세상' 흰 건반에서 '더 #' 검은 건반으로 반음 올리는 거라고.
현재 살고 있는 이 곳은 'e 편한 세상'과 걸맞다.
이렇게 여유롭게 지내도 되는건지 자문하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이 마냥 지속되지는 않을테니 현재에 충실한다.
빡빡하게 살아야만 나다운 삶인 듯 고집할 것은 아니다.
이런 중에 갑자기 소임이동을 '명' 받았다.
은근히 올라오는 뭔지 모를 예감은 있었지만,
반색할만한 '명'은 아니다.
하지만 또 전혀 쌩뚱맞은 '명'도 아니다.
이제 빡빡하게 살아야 한다.
이곳에 파견된 이유, 내가 살아내야 할 몫은 이제 마친 것이다.
그래서 'e 편한 세상'에 대한 미련은 없다.
'더 # ' 고되고 어쩌면 핍진할지도 모를 날들이 예상되지만,
오지 않은 내일보다, 단지 오늘을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