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온 지 한달 반쯤 됐다.
새로운 소임지에 가면 집안을 한바퀴 돈다.
물건들이 어디에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본다.
집안 구경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심할 때마다 돌아본다.
위치를 옮기면 좋겠다 싶은 것, 버려야겠다 싶은 것들이 있다.
그렇게 몇차례 보면서 조금씩 정리를 한다.
한꺼번에 할 것은 없다.
먼저 살고 있는 자매에게 물어보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동의하에 천천히 한다.
투르기예 지진참사 현장에 보낼만함 물품들을 모집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보낼만한게 없다.
새것은 아닌데 이불은 괜찮으려나 해서 본당신부님께 의향을 여쭸더니,
새 물품만 받는다고 한다. 그렇지!!
이불장을 다시 정리하고, 꺼냈던 보온병과 양말 등 물품들도 도로 장에 넣었다.
새 것이지만 몇 개 안되어서...
엊그제 몇몇 자매들과 차를 한 잔 했다. 아줌마들의 수다런가!
연말에 세금을 더 낼 상황이 되면 아까운 마음이 크다고 한다.
내가 언젠가 들은 바로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이 제일 적은 사람 순위를 매겼는데,
가장 적은 첫번째가 시인이고, 그 다음이 수도자라~
우리는 세금내는 주제도 못되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자매들이 깔깔거린다. ^^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나는 '가지지 않는 것' , 최소한의 것으로 사는 것이
가장 편리한 삶이라 여기며 산다.
기도로써 풍족하게 살라고 하셨으니
고통중에 있는 이들과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은 이 풍족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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