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활동범위가 넓은 사람은 그만큼 내외적으로 복잡할 것 같다.
내가 사는 공동체는 아주 적은 인원이 생활하고 있는데도 신경쓸 일이 솔솔 끊이질 않는 걸 보면.....
내가 예민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하면 안 되는 것은 분명하다.
큰 일은 생각지도 않은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엔 전화기에 나의 계정으로 로그인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
누군가가 합법적이지 않은 절차로 내 계정에 로그인을 시도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사용을 중지시킨다는 내용이다.
로그인을 시도한 시각을 보니, 지난 밤, 내가 쿨쿨 자고 있을 시간, 한밤중이었다.
알림메일을 급히 열어보니 웬 중국어로 되어 있는 것들도 있었다.
알림은 '결재'페이지를 확인하라는 것과, 계정보호를 위한 재시도를 하라는 내용이다.
이게 무슨 일이람!!!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건가???
가슴이 철렁하고 신경이 바짝 쓰였다.
'결재' 페이지로 가 보니..... 알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적혀있는데, 6개의 결재를 했다는 내용 같았다. 달러 표시도 있고...
아니, 이럴 수가???
우선, 이것저것 커서를 눌러보고, 시키는대로 하면서, 다행히 계정수정을 마쳤다.
이어서 급히 결재라인을 확인했다. 다행이 무사했다.
도대체 기계를 사용해서 편리한 점이 있지만, 그만큼 당황스러움과 긴장감이 도는 상황들도 허다하다.
더디고 좀 불편해도, 발품 팔아서 살던 때가 더 좋은 것 같다.
아!! 지금이라도 내가 그렇게 하면 웬만큼 될 것이다.
그런데....
편리함, 그것은 요즘 시대의 깊은 수렁이라, 한 번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편리함에 동반되는 긴장, 불편함이 가져다 주는 평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순간마다 갈등 아닌 갈등을 해야 한다.
나는 이 얼마 되지 않는 땅, 작은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의 활동 영역은 이 지구 전체에 속해버리는 것이다.
중국의 어떤 사람이 내 전화기를 건드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