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내면이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보다는 한국인으로서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이 둘은 분리되는 정체성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나로서는 그리스도인이 먼저냐 한국인이 먼저냐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정치, 사회의 어두운 면에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성도 하지만
내 안에서 솟는 어떤 힘, 뭐든 행동해야 한다는 이 재촉을 외면한다면
나 또한 나 하나만의 안위를 위해 어둠의 세력에 나를 던지는 꼴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늪에 빠져 가라앉고 말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혼돈 중에 있는 애매모호한 상태다.
이런 중에 오늘 복음말씀,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내용에 대한 강론말씀이 나를 한 번 흔들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멈추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는 사람이다.
1년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볼 때, 변한 게 없다면 나는 죽어 있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멈추어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면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며
그 안에서 온갖 어둠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불안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둠들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게 될 때, 그것은 계속 길을 가는 것이고 변화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어둠은, 불안에 직면하게 되는 이것은
나 개인만의 어둠이 아니라 이 나라 공동체가 직면해야 하는 어둠이고
나는 그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서 이 어둠과 불안을 모른 체하거나 피해가면 안 되는 것이다.
집중해야 하고 더 가까이에서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