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사순 제3주간 월요일 (루카 4,24ㄴ-30: 열왕 하 5,1-15)
군대 장수인 나아만은 그의 주군이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나병 환자였다.
남자, 장수, 큰 인물, 주군과 가까이 하는 사람.....
이런 큰 인물은 대개 아무하고나 상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나아만이
한낱 자기 부인의 몸종인 한 소녀의 말을 듣고 병을 치유받기 위해 이스라엘의 예언자를 찾아 나선다.
예언자는 그에게 요르단 강물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고 한다.
그의 생각에는 너무 시시하다.
나병은 하늘이 내린 병인데, 이런 시시한 몸씻기로 낫겠는가 말이다.
그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그는 만류하는 부하병사들의 말을 듣고 되돌아가
예언자가 시킨대로 그 시시한 몸씻기를 한다.
그러자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나아만이 깨끗해진 것은 단지 '몸을 씻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예언자나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의 병이 나은 것은 그의 '겸손함' 때문이다.
그가 예언자에게 가게 된 것도,
요르단 강물에 들어간 것도,
몸종 소녀나 부하병사와 같은 하찮은 이들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요르단 강물로 치유를 주신 것이 아니라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나아만의 '겸손'으로 치유를 주신 것이다.
일상안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때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시답잖은 말, 가당치도 않은 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될 때 그렇다.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상대의 말을 무시하거나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겠다.
마음을 담아, 귀담아 들어야겠다.
진정 하느님의 손길을 만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