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사람 사는 세계라고 해서
다 똑같은 세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은
진실이 아닌 나의 기대였다는 것을 통째로 알게 된 때가 있었다.
그 때 난
절망의 먼지구덩이 속에서
오히려 의연히 서 있었다.
그 의연함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던 것인가,
그건 '결별'이었다.
나 혼자 기대했던 세계와의 결별,
같은 생각, 같은 보폭으로 걷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이들과의 결별,
마침내는
하느님과의 결별이었다.
그리고
그 의연함의 자리, 결별의 끝은 '밑바닥에 내동댕이 쳐짐'이었다.
지금 나는 다시금 결별을 생각하고 있다.
자유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상태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나는 자유에로 초대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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