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는 신경초인 미모사나 아까시나무처럼 생겼는데,
좌우 잎 수가 같아 서로 상대를 찾지 못한 외톨이(?) 잎이 없습니다.
곧, 아까시나무 잎은 맨 끝에 나온 잎이 짝이 없는데 자귀나무 이파리는 끝에 나온 잎에도 짝이 있습니다.
벌써 뭔가 부부간의 정을 다루는 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이 자귀나무는,
낮에는 잎을 펴서 광합성을 하고, 밤에는 그 잎을 마주 닫아 증산을 줄입니다. 잎의 표면적을 되도록 줄이는 거죠.
마주보고 있는 잎과 잎이 서로 딱 붙어 잠자는 모습이 마치 부부가 한 이불 속에서 서로 꼭 껴안고 잠든 모습과 비슷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합환목(合歡木),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 따위로도 불렀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이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많죠.
농업 쪽에서 보면, 농사에서 꼭 필요한 소가 이 나무 잎사귀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걸 보고, 이 나무가 소에게는 마치 쌀과 같다하여,'소쌀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습니다.
또,
10월이 되면 콩깍지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데, 가을바람에 꼬투리가 부딪치면서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시끄러운 여자에 비유해, 여설목(女舌木)이나 여설수라고도 불렀습니다.
외국에서는, 꽃이 비단처럼 곱다고 해서, 자귀나무를 silk tree라고 합니다.
더 재밌는 것은,
밤에는 이렇게 잎과 잎을 딱 붙여 자는데,
낮에는 아무리 어두워도 잎과 잎을 붙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마도...아마도...
절제된 부부생활을 하라는 깊은 뜻이 있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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