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하루를 사랑으로

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얼른 알아차려야지

비아루까 2015. 6. 3. 22:30

 

어제는 우리 집에서 미사를 드릴 수가 없었다.

'미사를 봉헌할 사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근에 있는 공소의 미사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공소는 어느 수도회에서 맡아 있고,

그래서 공소미사를 봉헌하는 사제 외에 '한 명이라도' 사제가 더 있을 법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미사를 봉헌할 사제가 없'었기 때문에 공소의 새벽미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출발시간은 5시 40분이다.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하는 막내가 말했다.

"외부미사 가야 하는 날, 저는 1교시가 없기 때문에... "라고.

나는, 그러면 일찍 등교해서 학교미사에 참석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물론 자매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대답을 해 준 것이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생각이 들었다. "누가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주지? 시간이 겹쳐서 갈만한 사람이 없는데..."

그러고 더 생각해 보니, 1교시가 없다는 말을 했는데, 그 뒷말을 내가 자른 것이다.

내가 성급했다 !!

 

그 자매는 평소에 말 수가 적을 뿐 아니라

말의 속도도 나처럼 떼구르르 구르는 고속이 아니다. 지방도로를 지나는 것처럼 천~천히다.

말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내 딴에는 그 자매를 위해서 얼른 답을 해 준 것인데,

그것은 오히려 그나마 하려던 말을 다 못하게 막아버린 결과가 되어버렸다.

상대방을 위해서 했다는 것이 그렇다.

 

이런 경우가 얼마나 허다한지...

상대방을 위해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가...

 

얼른 알아차려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