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우리 행성에 난 털과 같습니다.
활짝 깨인 감각을 갖고 가까이서 관찰해 보면 나무들이 하늘을 향한 열망을 가지고 있음을 알 것입니다. 그것은 태양의 에너지를 받기 위한 행동입니다.
이 우주 안에서 지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습니다. 나무는 그중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나무는 단지 섬유질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생리학적인 요소들로도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무 안에는 마술과도 같은 일을 벌이는 살아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나무는 대지와 하늘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나무는 대지를 보호합니다.
우리가 나무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나무는 거친 생활환경을 부드럽게 가라앉혀 줍니다. 대지가 사막처럼 벌거숭이가 되고, 나무를 보호하는 잎사귀들이 사라지면, 대지는 금방 황폐한 침식 작용을 겪게 됩니다. 나무는 하늘을 향해 일어서는 대지의 일부분이라고 나는 덧붙여 말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커다란 삼나무들을 본 적이 있습니까? 그 나무들은 실로 거대합니다. 사람들은 그 나무가 사라질 때 땅에 커다란 구멍을 남길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 나무는 그 자체로 이미 땅이며, 죽으면서 대지에 흙을 더할 뿐입니다. 다른 나무들이 죽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 나무는 땅속을로 들어가 거름이 됩니다.
나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 중 하나입니다. 나무는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조용히 침묵만 지키는 것 같지만 나무는 노래도 할 수 있습니다.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내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곧 나무의 노래입니다. 그 노래는 인간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나무는 또한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요소들에 민감하게 작용하며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숲이 수백만 년을 지나는 동안 우리 인간들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숲은 스스로를 돌봐 왔고, 관리하는 인간 없이도 존재해 왔습니다. 숲은 혼자서도 뭐든지 잘할 수 있으며, 나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원주민 치료사가 어느 날 나에게 말했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그녀는 내게 자신의 조상들이 어떤 방식으로 나무를 베었는지 말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나무를 자르기 전에 먼저 썩은 나뭇가지들을 주워다 썼으며, 불가피하게 살아 있는 나무를 잘라야 할 때는 나무 둥치를 어루만지며 어째서 자신들이 그것을 베어야 하는지 설명했습니다.
그 말은 우리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행동에 옮기기 전에 먼저 생명에 대해 물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 나는 신문에서 한 억만장자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기자가 그에게, 자신이 혹시 약탈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는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질문이었지만, 그는 얼른 기자의 질문을 묵살해 버렸습니다.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에게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사자는 양을 잡아먹고 배를 채우지만, 나중을 위해 따로 저장해 두지는 않는다'고. 그런데 인간 약탈자들은 도가 넘칠 정도로 필요 이상의 것들을 원합니다. 생존하기 위해 양식을ㄹ ㅜ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은 필요에 의한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에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감사하는 마음이 곧 신에게 보답하는 일입니다.
나무에게는 생명이 필요합니다. 나에게도 역시 그렇습니다. 내가 그런 식으로 나무와 협약을 맺는 순간,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그런 평등한 관계가 삶에 건강한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쌓아 두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문제입니다. 쌓아 두려고만 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조화로운 삶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 피에르 라비, 12~16 )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 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 거기에 작은 풀꽃들을 심으리라. 내가 떠나간 뒤에도 그것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아 있도록. 아마도 나는 내가 심은 나무에게 기대리라.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지막으로 흙 위로 난 길을 걸으리라. 걸으면서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진실했던 때를 기억하리라. 아마도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되리라. 그 어느 날보다 후회하지 않는.
앤 하긴슨 스파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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