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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걷다. 갈색 낙엽들 위 밤이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다. 아직 마르지 않은 초록잎새들이 갈색 이슬 위에 흩어나리다.
나무는 제 때를 가려 자신을 깊이기 위해 어느 즈음엔가부터 벌써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버리고 순리다, 순리다, 깍듯이 버티다. 저 살기 위해 제 살을 떼어내는 듯 내 살이 에이다.
솔나무는 언제 제 때를 가리는지 푸른 솔잎을 마냥 부여잡고 있다. 혹한의 계절에도 그 손을 놓지 않아 더불어 깊어지고 푸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