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노래/꽃차
차 우림
비아루까
2013. 6. 18. 20:46
팬지차를 우려냈다.
노랑색, 하늘색, 짙은 보라색, 짙은 자주색.
덖은 꽃들이 물을 먹으면 제 색깔을 풀어낸다.
노랑꽃은 노랑색을, 하늘색은 옅은 연두빛을, 짙은 보라색은 깊은 감청색을,
짙은 자주색은 레드와인색을, 그리고 노랑과 하늘색과 짙은 보라색은 함께 밝은 녹색을 낸다.
색깔은 마치 맑은 물에 잉크를 풀듯이 연기처럼 은은히 아래로아래로 퍼져내려간다.
마치 아름다운 여인이 두르고 있던 하늘거리는 천을 찬찬히 풀어내듯...
그런 꽃차우림을 보는 이들은 대부분 "와우~ 오~"하고 탄성을 한다.
그러면서 소리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도 함께 감동에 젖는 것이다.
한껏 펼친 꽃잎과 그 맑은 색은 찻잔 안에서 은은한 매력을 발산하며 떠다닌다.
그 모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온유해지고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내면이 여러가지로 뒤섞여 혼돈스러울 때라도, 적어도 그 순간만은...
그래서 차를 마시나보다.
그래서 '다도'인가보다.
그래서 수도하는 이들이 차를 우려내고 마시면서 마음을, 영혼을 닦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