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비/마태오

내가 사는 이유 (마태 9,14-15)

비아루까 2013. 2. 15. 10:11

 

마태 9,14-15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지낼 때 행복했겠지.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때론 알아듣지 못해 꾸지람도 들었지만,

그분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감동도 느끼고, 희망도 커갔겠지.

그분이 당신께 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서 그분의 사랑을 점차 알아들었겠지.

그분과 함께 다니는 것이 때론 고단하고 피곤했겠지만,

마치 신랑과 함께 잔치에 참석한 것처럼 신나고 행복했겠지.

 

그런데 예수님은 급작스레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예상치도 못한 소용돌이 속에 자신들만 홀로 남겨졌을 때 얼마나 당혹스러웠겠나, 얼마나 힘겨웠겠나.

'남겨진 자'의 두려움, '사라진 이'에 대한 그리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슬픔으로

어디로 가야할 지, 어떻게 살아내야 할 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

신랑을 잃은 친구처럼...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그 때를 그리워하면서

예수님을 다시 만날 그 날을 위해 살았겠지.

그분의 말씀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예수님처럼 '지금 사랑'하며 살려고 힘썼겠지.

신랑과 함께 맞을 잔치를 희망하면서.

 

생각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날들,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는 이 날들,

그리움으로 차 오르는 이 날들,

이 날들은 신랑을 기다리며 그분처럼 살아내야 하는 하루하루임을.

그립고 슬퍼도 그분을 '기억'하면서

그분을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마지막까지 살아내야 하는 하루하루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