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비/마태오
이 그리움은 기도 (마태 6,1-8)
비아루까
2011. 3. 9. 20:38
마태 6,1-8
재의 수요일입니다.
꽃샘바람이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담장 밖을 걸었습니다.
엄마 포대기 밖으로 나온 꼬마의 다리가
우체부 아저씨의 은빛 머리카락이
유모차에 의지해 발을 떼시는 할머니의 무릎이
빈 상자 헐렁한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의 눈빛이
찬바람에 비틀거려,
내 시린 눈을 아예 감겨버립니다.
산다는 것이 ‘기쁜소식’일지 막막함이 가슴을 채웁니다.
바람이 미워져 더 빨리 더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 환희의 신비, 그 아래에 고통이 흐르고 있다.
고통의 신비, 그 아래에 기쁨이 떠받치고 있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생,
그 찢긴 마음(요엘2,13)들엔 무엇이 흐르고 있는가?
숨어계신 하느님,
하늘에 계신 아버지,
숨은 일도 보시고 갚아주시는
아버지께 대한 그리움, 기도(마태6,6)가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