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음 생각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창세28,10-22ㄱ
야곱은 형 에사우가 받을 축복을 가로챈 후, 집 브에르 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는 중이다.
형이 두려워 도망길에 오른 것이다.
도망자, 방랑자, 순례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도망자라고 부르고 싶다.
엄마 레베카의 행위가 계략이라 생각되고,
에사우가 억울하고 야속하고 외로웠을 것 같아서 야곱이 좋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망 중에 야곱은 꿈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님이다.......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
야곱은 좋겠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니...
하느님은 내 마음과 다른가보다. 내 마음이 좀 불편하다.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 하면서...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 하였다.
하느님께는 약속이 그리 중요한가보다.
그 약속을 이루는 방법이 인간적인 논리나 당위로는 알아듣기 참 힘든 때가 많은데,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불충과 모략, 배반, 방해 등을 그대로 안고
인내롭게 당신의 약속을 이뤄가신다.
그런데
하느님께 중요한 것은 '당신의 약속'을 이루는 것 뿐 아니라
우리 '인간과 함께' 이루어간다는 것인가 보다.
이렇게 좌충우돌, 도망자인 인간을 당신 자신만큼이나 사랑하시나보다.
마음은 좀 불편하지만 크게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