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사랑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 대축일
신명 7,6-11 1요한4,7-16 마태11,25-30
말씀에 집중이 안되어
복음, 2독서, 1독서 순으로 거꾸로 다시 읽어보았다.
다음과 같은 말마디들이 연결되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마태11,25)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1요한4,8)
사실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수가 가장 적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시어... (신명7,7b-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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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도회 주보축일,
우리 수도회 재속회 소속인 본당 교우들이 한끼 식사에 초대해주었다.
그런데 우리 본당에서 분가해 간 옆 본당의 회원들도 몇 분 함께 한다고 했다.
우리 축일을 지내기 위해 모이는 자리, 나는 명색이 1회원인데.....
빈손으로 갈 수가 없겠다 싶어 작은 것이라도 선물할 것이 있는지 보았다.
마침 작년에 루르드에 갔을 때 사 온 작은 손수건이 몇장 있다.
그런데 손수건을 손에 들자 생각이 났다.
그들에게 이것을 주는 게 좋을지, 이 본당의 다른 교우들이 알면 그들만 특별히 챙긴다고 서운해 할지도 모르는데,
또 옆 본당 회원들에게도 나누어야 할지.....
이런 망설임에 그냥 빈손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났다.
나는 지금 지혜롭고 슬기롭게 해결하려는 것이다.
평소에도 나름 신중한 편이다.
그러나 지금, 마음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결정했다.
지혜롭고 슬기롭게 하면
누구의 오해도 받지 않고 각이 딱딱 들어맞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거의 '일처리' 차원이다.
그러나 잔생각 하지 않고 단순하게 '나누기' 를 하면
혹 오해를 받고 더 나아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으나
예수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바탕에 사랑이 자리한 지혜와 슬기,
그 신중한 사랑에 하느님이 함께 하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