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소리, 옳은 명령?
우리는 평소에 갈멜수도원 매일미사에 참석한다.
1년 365일, 매일 같은 시간에 드려지는 미사다.
아침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8시가 넘는다.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오전 소임은 9시가 넘어야 시작하게 된다.
꼭두 새벽부터 일어나 오전 일과를 시작하던 때보다
지금 일과표가 좀 더 여유로워서 내 체질에 맞다.
오늘은 미사에 참석한 사람이 꽤 많았다.
폭염주의 알림문자가 매일 날아오는 때이니만큼
널찍하고 시원한(에어콘을 켜기 때문) 대성당에서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들리는 말이, 준비가 안 되어서 그대로 소성당에서 한다고...
역시나 .... 공간을 꽉 매운 인파(?? ^*^)로 후덥지근 했다.
난 대체로 빈 공간쪽 맨바닥에 자리를 잡았는데,
내 옆으로, 뒤로, 마침내는 앞에까지 인파(?)가 진을 쳤다.
그것도 장정만으로...
주님은 나의 사랑, 내 성채.... 에 둘러싸였다.
요즘은 삼시 세끼 밥 해먹는 것도 쉽지 않은 때인데,
그나마 다행이다. 영적양식은 하루 한끼만이어서...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형제님 한 분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한다.
"어미 염소 한 마리가 죽었어요."
밤새 안녕이라더니... 아마 더워서 그랬을 것이다.
어제부터 생각했는데, 우리도 공동 여름 휴가를 해야겠다.
문제는 가족들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것인데...
"방법이 없진 않죠! " 유시진 대위가 조언을 한다.
방법은, 가족들이 좋아 할 주문음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매수녀님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만장일치로 동의 !! 3일 동안의 메뉴를 대강 정했다.
상황에 따라 가까운 해수욕장을 갈지도 모른다.
좋다!! 내일부터 3일간이다. 이제 가족들에게 공지만 하면 된다.
유시진 대위가 한 말이 또 떠오른다.
"여러분은 따르기만 하면 된다. 중대장은 항상 옳은 명령만 하기 때문이다."
내가 김대위인가???
하도 더워서 허튼 소리를 좀 해 보니 그것도 더위를 식히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