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노래/사랑안에거닐라
칡꽃 이제...
비아루까
2015. 8. 13. 16:56
아주 이른 새벽에 비가 그쳤다.
넷이서 얼음골로 칡꽃을 따러 갔다.
칡넝쿨이 천지에 깔려있지만 꽃은 보이지 않았다.
꽃들은 모두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 하늘을 향해 웃고 있었다.
고개를 쳐들고 장대가위를 휘저으며 손놀림을 해도 꽃줄기는 쉽사리 잡히질 않았다.
너무 높았다. 우리는 기운이 빠졌다.
힘이 들기 시작하자 "이 정도까지 안해도 될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한 주먹정도 꽃을 다듬었다.
"그냥 가자"
집으로 가는 길 옆에 꽃이 보여서 내렸다. 세 자매는 꽃을 따고 있었다.
나는 계곡 건너편을 보았다. 거기 꽃이 있을 것 같아 혼자서 물을 건넜다. 다행히 물은 깊지 않았고 바위를 딛고 건널 수 있었다.
건너가 보니, 역시나.... 꽃이 줄줄이 내려와 있었다.
자매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나를 찾아 올테니 혼자 꽃을 따자."
얼마 지나서 한 자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손짓을 크게 했다, 어서 건너 오라고...
넷이서 계곡 옆에서 꽃을 정신 없이 땄다.
시간은 오후2시 반이 넘어가고 있었다. 간식으로 요기를 했을 뿐... 허기졌다. 기운이 다 했고 지쳤다.
계곡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발을 담갔다. 그대로 물을 건너오라고 해서 건너다가 미끄러졌다.
그런대로 시원했다.
올해 우리도 얼음골 계곡에 발 담갔다, 빠졌다 !!!
집으로 오니 3시 50분이었다. 때가 지나서인지 배고픔도 가버렸다.
이제 오늘로서 칡꽃 사냥은 마무리 해야겠다. 어휴~~ 나이는 못 속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