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바자회
2014. 10. 31
우리 사도직 중 하나인 노인전문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특장차를 마련하고자「사랑의 바자회」를 열었다.
우리도 사랑을 보태기 위해 꽃차 부스를 하나 받았다.
이런 행사 때는 날씨가 큰 부조를 하는 법인데
일기예보에 따르면 비가 내린다 하고, 다음날은 돌풍까지 불 것이라고 하니 심히 걱정이 되었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오더니 점점 굵기를 더 해갔다.
준비측 선생님들은 우비을 입고도 비를 맞으면서 분주히 움직였다.
우리에게 배당된 위치는 입구 첫자리였다.
첫자리라는 것이 메인구역에서 얼마쯤 떨어진 곳이니 요지는 아닌 셈이지만
오히려 한가하고 좋았다.
심심산골에서 채취해 하나하나 정성들여 덖은 꽃차를 차려 놓으니
찾아오는 손님들의 눈요기로 안성마춤이었다.
사람들은 '방향제'를 진열해 놓은 줄 생각했다.
하지만 '덖음 꽃차'라는 소개를 받고는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색이 어찌 이리 곱냐고...
날씨가 부조한 것이 확실하다.
따끈한 차를 마시기에는 해가 쨍한 날보다 비바람 불고 궂은 날이 훨씬 더 어울린다.
바자회 장소 입구 첫 자리에서
오시는 분들마다에게
우엉차와 구절초, 맨드라미차를 우려서 한 잔씩 드렸다.
차의 맛은 깔끔하고 색은 곱디고우니
차를 마시면서 차를 구입해 간다.
그렇게 열심히 꽃차를 소개하고 있는데
한 켠에서 갑자기 자매들이 주섬주섬 물건들을 끄집어 낸다.
물론 기증받은 잡화들을 조심스럽게 조금씩 진열해 놓긴 했지만
손님들이 꽃차보다도 그 물건들에 관심을 갖는 듯하자
때는 이 때다 싶게, 진열대 밑에 숨겨 두었던 잡동사니들을 마구 끄집어 내는 것이다.
모자 이천원!! 양말 천원!! 카드 이천원!!...
자매가 손님들의 마음을 읽어가면서 '장사'를 '고단수'로 한다.
그래서 빨간 조끼를 입은 분은 저렇게 웃어대는 것이다!!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하루 종일 내렸다.
하지만 우리는 힘든 줄 모르고
하루 내내 선 채로 '장사'를 마쳤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돈 버는 재미' 때문일까, 아니면 '물건 파는 재미'때문일까 ?
적은 금액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보탤 수 있어서 신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