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면서/시글시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비아루까
2014. 10. 23. 22:50
아무리 펌프질을 해도 삐걱이는 소리만 날 뿐, 마른 뼈가 부딪는 듯 아프다.
퍼 올리려 할수록
물길은 따로 돌려진지 이미 오래라는 울림만 마른 기침을 한다.
누가 마중물이 되어 줄까.
시를 쓰는 축복받은 이, 그림을 그리는 아름다운 이...
(모셔 옴) (그림/ 이혜민 화백)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에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있는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