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루까 2014. 10. 4. 22:17

오전 6시 20분 출발, 오후 5시 도착.

11시간, 서울에서 이태리까지 가는 비행시간.

그 시간 동안 나는

평균 시속 30km 정도로

울주에서 가평으로 이동했다.

내 평생 처음으로 멀미나는 이동이었다.

아무리 연휴라 해도...

 

동행한 언니도 늘 다니는 도로사정이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차에서 내려 걷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내 몸 속에서 팽창해 터지기 직전,

도로에 늘어선 현수막이 보였다.

 

"국제 재즈 페스티벌, 자라섬, 2104년 10월 3일~5일"

 

"앗!! 재즈 페스티벌이다!! 나 저기 가보고 싶었는데!!"

아마 제자리 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 즐비한 차량들이 자라섬을 향해 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졌다. 숨을 좀 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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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고 겪는 것과 전혀 모르고 겪는 것은 다르다.

알 때는 이해나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만

모를 때는 '당하는'느낌이 든다.

 

사람사이의 관계도 그런 것 같다.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것, 그건 상대방에 대한 큰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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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해 전인가... 이곳에서의 가을이 떠오른다.

겨울을 앞서 온 가을이었다.

추운 가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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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은총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름은 치유라고 한다.

이젠 가을이 춥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