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인터넷을 사용했는가
산상수훈을 설파하기 위해
예수가 인터넷을 사용했는가.
자신의 복음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예수가 스팸 메일을 사용했는가
사도 바울은 성능 좋은 메모리와 업 버전을 사용했는가.
그의 편지들은 바울@로마.컴이라는 이메일 명으로
성경 게시판에 올려졌는가.
마케도니아에서 떠날 때 그는 문자 메시지로
'가도 되는가'를 묻고 출발했는가.
모세는 바다를 가르기 위해
전자 게임기의 조종간을 작동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기 위해
위성 추적 장치의 도움을 받았는가.
그는 십계명을 손으로 썼는가,
아니면 영구히 보관되도록 CD에 기록했는가.
예수는 어느 날 나무 위에서
정말로 우리를 위해 죽었는가.
아니면 그것은 단지 홀로그램인가,
또는 컴퓨터 합성인가.
그것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가.
만일 당신의 삶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면,
다른 목소리들이 너무 많이 들려
신의 목소리가 당신 귀에 가닿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당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인터넷과
다른 모든 멋진 도구들을 내려놓으라.
그리고 순수함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신이 당신 곁에 있으리라.
작자 미상. 로마 가톨릭 교황청 홈페이지에 오른 시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 번도 상치받지 않은 것처럼/ 오래된 미래>
오늘 있었던 일,
자매 둘이서 뒷산 임도를 걷는데, 길 옆에서 쪼그만 강아지가 비를 흠뻑 맞은 채 기어나오더란다. 아주 작은 흰 진돗개가.
똑순이(옆집 스님댁의 진돗개) 새끼임이 분명해서 뒤따라 오도록 했는데, 조금 오다가는 걷지를 못하더란다.
하는 수 없이 강아지를 품에 안고 스님께 갔단다.
그 강아지를 잃은 지 하루가 되었다고 한다.
어미가 새끼와 함께 나갔다가 잃어버린 것이다. 어미가 새끼를 잃었는지 새끼가 어미를 잃었는지...
똑순이는 지금까지 스님한테 야단을 듣고 있었고,
길 잃고 헤매다 돌아온 새끼와 남아 있던 한 마리 새끼도 판자 밑에서 웅크린 채 나오지도 않는단다.
비도 심심찮게 내리는데, 똑순이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비를 맞으면서 우리집 뒷 곁에 와 안쪽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저런!!" 나가보려고 얼른 일어나는데, 한 자매가 내게 말한다.
"사진 찍어요~" .... 동시다발로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요즘 무엇이든지 찍어대기 때문이다.
새삼 이런 생각이 든다.
'내게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다 할 그 무엇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안의 열정을 깨울 수 있으면 좋겠다.
'순수'에 대한, 하느님께 대한 열정을 깨워낼 수 있다면...